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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빵집 등 외식 매장 1개를 내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국내 외식업계에서 매장 13개를 직영으로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베이글·카페 브랜드가 있다. 주인공은 ‘포비(FourB)’. 2015년 서울 광화문 디타워(D타워)에서 1호점으로 출발해 현재 을지로점, 마포점, 용산점, 임진각평화누리점 등에 매장이 있다. 예정대로 다음 달 제주도에 매장을 열면 총 14개가 된다.
4B는 ‘Basic, Best, Br일진에너지 주식
ight, Brilliant’를 뜻한다. 포비를 운영하는 기업 포비아워스는 ‘작은 일이라도 꼭 기본을 지키고(Basic)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면서(Best), 밝고 긍정적인 마음(Bright), 뛰어난 재능(Brilliant)’ 등의 의미를 담아 브랜드명을 포비로 지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수많은 외식 매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포비는 어떻게 성장할 고전릴게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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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비’ 강동 이케아점. <포비아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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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더라도 시원하게 망하자”
포비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은 과감한 도전과 결단이다. 박영진 포비아워스 대표(창업자)는 수많은 빵 브랜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브랜드를 알리려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임차료가 높아도 증권서비스
광화문 인기 오피스 건물인 디타워에 1호점을 낸 이유다.

“디타워 임대차 관리 업체가 3층 입점을 권유했어요. 포비가 신생 브랜드인 데다 높은 임차료를 감당할 수 없다고 본 것 같아요. 광화문 한복판에 제대로 된 토종 카페를 내고 싶었어요. ‘한국의 대문’인 광화문에 당시에 스타벅스 등 해외 브랜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만 즐비했거든요. 포비가 광화문에서 성공해서 한국 토종 카페 브랜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었습니다. 망하더라도 시원하게 망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어요. 1층에 매장을 열겠다고 강하게 요구해서 결국 1층에 냈습니다.”
박 대표의 야심찬 포부와 달리 결과는 처참했다. 포비 1호점 문을 연 첫날 매출이 70만원이었다. 다음 날, 그 다음 날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장사는 잘 됐지만 임차료가 너무 높은 까닭에 매달 적자가 났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 고객의 재방문율, 재구매율을 높이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손님들에게 더욱 친절하게 응대하면서 어떤 베이글·커피를 좋아하는지, 어떤 점이 개선되면 좋을지 등을 파악하면서 고객의 귀에 귀기울였다.
“직원들에게 고객이 필요한 것을 바로 해결해주고 고객에게 항상 친절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단골손님이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광화문점 매출의 50% 이상이 재방문 고객들에게서 창출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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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 포비아워스 대표. <포비아워스>




수백억 들여 공장 설립…가격 경쟁력 확보베이글 빵·스프레드 등 자사 공장서 생산
포비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이다. 포비의 가장 기본적인 베이글인 플레인 베이글의 개당 가격은 2600원이다. 베이글 가격이 보통 3000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다. 고품질의 베이글을 저렴한 가격에 생산하기 위해 자사 공장을 건립한 덕분이다.

“수백억원을 투자해 2022년 파주에 공장을 지었어요. 공장을 짓겠다고 하니까 모든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군요.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제조업을 하냐면서. 특히 한국에서 제조업에 뛰어드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많은 기업인들이 뜯어 말렸어요. 포비를 시작할 때부터 장사가 아닌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인이 돼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남들이 볼 때 무모해보일 수 있지만, 그런 결심이 제조업까지 뛰어들 게 한 것 같아요.”
파주 공장에서는 베이글에 발라 먹는 크림치즈 등 각종 스프레드, 베이글 등을 생산한다. 이곳에서 만드는 일부 베이글은 매장, 온라인 등에 판매된다. 포비는 원두커피도 생산·판매하는데, 생두 로스팅 등 관련 작업도 이 공장에서 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공장에서 포비의 인기 메뉴인 러스크도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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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비 베이글. <포비아워스>




20대부터 장사 경험 쌓은 준비된 사업가
포비의 세 번째 성공 비결이자 가장 큰 성공 비결은 창업자에 있다.

박 대표는 소위 말하는 ‘흙수저’였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방 한 칸에서 9명의 식구가 모여서 잠을 잘 정도로 정말 가난했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서 가난한 현실에서 벗어나야겠다며 이를 악 물었다.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제가 대학생 때 어머니가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카페를 운영하셨어요. 대학생 때 가게에 자주 나가서 어머니를 도와드렸는데, 카페 운영이 적성에 맞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그러다가 20대 후반에 서울 종로구 팔각정 공원 상업시설 운영권에 입찰에 참여해 카페, 레스토랑, 편의점, 주차장 등을 운영하는 일을 했습니다. 첫 사업이었죠. 어떻게 해야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연구하고 또 연구했어요. 1년 후부터 상권이 활발해졌던 것 같아요.”
박 대표는 사업에 자신감이 생겼다. 직접 만든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어졌다. 그래서 2013년 동업자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뒷골목에 베이글 매장 ‘샘스베이글’을 내고 베이글 사업을 시작했다.
샘스베이글은 매장 개관 1년 만에 하루 평균 매출 200만원 이상 달성할 만큼 장사가 잘 됐다. 대치동에서 꽤 유명한 베이글 가게가 됐다. 박 대표는 이후 동업자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다시 새로 시작해보고 싶어졌다. 2015년 포비를 시작한 이유다.
한국에서 베이글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박 대표는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다.
“코로나19 발생 전까지만 해도 국내 베이글 시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베이글을 파는 빵집은 있었지만, 베이글을 사먹기 위해 줄을 서거나 지금처럼 베이글 전문 판매 매장도 거의 없었거든요. 국내 소비자들에게 베이글이 반짝 인기를 끌다가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베이글 시장은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베이글을 식사 대용으로 먹는 사람들도 많아졌어요. 앞으로도 베이글의 인기는 지속될 겁니다.”
박 대표가 꿈꾸는 포비의 미래는 베이글 업계의 스타벅스로 성장하는 것이다.
“포비를 창업할 때부터 스타벅스를 넘어서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스타벅스 배꼽 부근이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외식업체를 경영하는 건 솔직히 정말 힘들어요. 대기업이나 거대 사모펀드가 소유한 브랜드가 아니면 외식 직영 매장을 10개씩 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잘 달려온 것 같아요. 앞으로 3년 안에 한국에 총 30개까지 매장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도 도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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