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5일 오후 경기 평택시 도일동 브레인시티 산업시설용지로 들어가는 ‘브레인산단2로’ 초입에는 막바지 도로 조성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를 균일하게 포설하는 장비인 아스팔트 휘니셔와 아스콘을 압착하는 롤러가 도로를 왕복하며 아스팔트를 다졌다.
브레인시티 산단은 공동주택과 대학, 연구시설 등이 들어서는 2단계 조성지와 기업들이 입주하는 1단계 산업시설용지로 나뉜다. 1단계와 2단계 조성지를 가르는 경계는 8차선 백현대로다. 이 도로를 타고 가면 평택종합물류단지와 평택제천고속도로까지 이어진다. 브레인산단2로는 중흥토건이 지을 예정인 아파트 ‘평택브레인시티앤네이처미래도’와 산업시설용지 2~5구역을 잇는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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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 평택 브레인시티 산업단지로 들어가는 평택시 도일동 백현대로 초입에 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 = 정해용 기자


브레인시티는 평택시 도일동과 장안동 일대 약 482만㎡(약 145만평) 부지에 첨단산업단지와 연구개발 중심 대학, 주거, 상업시설, 표준주택가격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등 의료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택지지구다. 경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가 만나는 안성분기점(JC)에서 송탄나들목(IC)으로 빠지면 1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곳이다.
평택시뿐 아니라 경기도 전체에서 최대 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1단계는 평택도시공사가 직접 시공하고 2단계는 평택도시공사(지분율 32%)와 중흥토 학자금대출신청 건(68%)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브레인시티PFV가 시행을 맡는다.



평택 도일동 브레인시티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 용지에서 맞은편 아파트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중흥토건이 '평택브레인시티앤네이처미래도 아파트' 등을 건설하고 있다. / 사진 = 정해용 기자 외환은행 리더스론


아스콘 압착 작업이 진행되는 차도와 달리 이미 보행로는 빨간 아스팔트로 포장돼 완성된 상태였다. 보행로를 따라 도착한 곳은 1단계 사업지인 산업시설용지 8로 조성되고 있는 건물이었다. 건물 입구에는 ‘브레인산단4로 45’라는 새로 받은 도로명 주소가 선명하게 보였고 건설 근로자들 열 대여섯 명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 마감재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다음 달 건물이 준공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건물의 주인은 경기 이천에 본사를 둔 이차전지 소재 기업 탑머티리얼이다. 이 회사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을 목표로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데 연간 3000톤(t)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소규모 양산 검증 라인인 ‘마더라인(Mother Line)’을 이곳에 열 계획이다. 탑머티리얼은 브레인시티의 첫 번째 입주 기업 중 한 곳이다.



브레인시티 산업시설용지 8 구역에 조성되고 있는 건물 전경(왼쪽). 건물 입구에는 ‘브레인산단4로 45’라는 도로명 주소가 표기돼 있다.(오른쪽). 이 건물에는 이달 이차전지 기업 탑머티리얼이 입주할 예정이다. / 사진 = 정해용 기자


백현대로 건너편 2단계 사업지에는 시공·시행을 맡은 중흥토건의 현장사무소가 있었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간이 건물 안에서는 20여 명 넘는 인력이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석하 중흥토건 공무주임은 “내년까지 2단계 사업지 내 대학교 조성 부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연구시설 등을 먼저 짓고, 나머지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업단지들을 이후에 짓는 부분 준공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브레인시티는 도로와 상하수도 등 대부분의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는 상태였다. 다만 전기는 한국전력이 변전소 2곳을 1단계 산단과 2단계 산단에 하나씩 나눠서 건립하고 있었고 내년 3월부터 전력이 들어온다.
입주 기업들은 절반 가까이 들어왔다. 평택도시공사에 따르면 산업단지의 분양률은 43%다. 탑머티리얼과 함께 케이지에이(KGA)도 산업단지 내에 둥지를 틀 계획이다. 케이지에이는 이차전지 전극 공정 장비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운영 시간을 늘리기 위한 프레임 일체형 배터리(FIB·Frame Integrated Lithium Ion Battery)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 6월 1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케이지에이는 이곳 브레인시티 공장을 거점으로 차세대 제품인 나트륨 배터리 장비를 개발하고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브레인시티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 용지. 아직 입주 기업을 찾지 못해 터만 다져진 상태로 남아 있다. / 사진 = 정해용 기자


일부 이차전지 기업이 산업단지 입주를 결정했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곳도 있어 평택도시공사는 산업단지 분양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단지를 전문으로 분양 대행하는 새날을 공식 분양사로 정해 브레인시티 산단의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이날 도일동 평택도시공사 본사에서 만난 박관일 분양보상처 처장은 “이차전지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하청 업체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산업단지에 관심이 많다”면서 “그러나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입주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곳들도 종종 나오고 있다”고 했다. 평택도시공사는 1단계 산단의 인프라 설비가 모두 갖춰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 기업을 모두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경이 새날 분양사업본부 총괄 이사는 “삼성전자 고덕 캠퍼스과 가깝고 다른 산업단지와 달리 의료, 주거시설 등 정주 환경까지 모두 갖춘 곳이기 때문에 다른 산단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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