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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개 구(區) 크기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에 세계 최대 국제증권 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Euroclear)’가 있습니다.
세계적 은행과 증권사는 물론 각국 중앙은행을 고객사로 둔 이곳은 주식과 채권 결제와 보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 규모가 6경 6000조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곳 금고에 지금 러시아 국부(國富) 330조원이 잠자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EU가 동결한 것으로, 지난 6월 말 유로클리어 장부 상 금액이 1940억유로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다른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유로클리어를 통해 주요국 국채와 통화에 투자했는데 전쟁이 터지바이오니아 주식
고 그 자산이 유로클리어 금고에 묶인 것이죠.
그런데 최근 외신 보도를 보면 독일을 중심으로 EU 회원국들은 이 막대한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과 무기 지원 등에 쓸 태세입니다.
여태껏 원금은 건드리지 않고 수조 원의 이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정도였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후 종전 가능성이 커지자 유럽도 종전을 촉재테크정보
진하기 위한 압박에 나선 것입니다.
협상은 고사하고 오히려 우크라이나 공격을 강화하는 러시아를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동결 자산’ 활용 카드를 꺼낸 것입니다.
문제는 아무리 러시아가 전쟁 범죄 국가라 하더라도 주권국 중앙은행이 믿고 맡긴 천문학적 자산을 유로클리어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향후 대러시아 경삼호개발 주식
제 제재가 풀리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00억유로 반환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래서 유럽국들이 깜짝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바로 동결 자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 방식이 기상천외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아이디어를 보면 EU 집행위는 유로클리어에 보관된 전체 동결 자산대영포장 주식
330조원 중 현금 자산 231조원을 빌릴 계획입니다.
이 차입금을 EU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특수목적기구(SPV)에 옮기는 것입니다.
대신 유로클리어에는 231조원에 해당하는 무이자 채권이 지급됩니다. EU 집행위가 발행하는 것으로 SPV에 참여하는 EU 회원국들이 지급 보증을 합니다.
표면상 EU 회온라인펀드
원국들이 유로클리어에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이지만 실제 갚아야 할 주체는 러시아입니다. 종전 협상과 함께 러시아가 향후 우크라이나에 지급하는 전쟁 배상금이 상환 자금으로 쓰이는 것이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유럽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종전 협상에서 유럽에 묶인 330조원의 동결 자산을 무기로 러시아에 “전쟁 배상금을 우크라이나에 지급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일 것입니다. 만약 전쟁 배상금을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으면 동결 자산을 유럽이 임의로 처분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이죠.



사진=AFP 연합뉴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개념은 EU 회원국들이 231조원의 자금을 어떤 용도로 쓸지 검토하는 SPV를 가동한다는 것입니다.

성격은 다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일본, 한국을 상대로 갈취하려는 ‘대미 투자펀드’와 흡사한 골격입니다.
예컨대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과 합의한 대미 투자펀드 프로젝트에서 양국이 SPV를 운용해 일본이 제공하는 5500억달러의 기금을 어떤 용도로 쓸지 공동 검토하게 됩니다. 물론 제안 권한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고, 일본 측은 거부권이 부여됩니다. 하지만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묵살한다면 미 상무부는 일본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꿀밤을 먹일 것입니다.
EU 회원국들은 이보다 훨씬 이타적 동기이지만 기본적으로 SPV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231조원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용처를 유럽산 무기 구매와 재건 사업으로 한정하고 강력한 감시 체제를 적용할 것입니다.
주지하듯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기울어진 전황만큼이나 정부 내 부패와의 전쟁에서도 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동결 자산 활용에 거부감을 내비쳤던 독일도 최근 입장을 선회하며 한 가지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SPV를 통해 231조원의 대출금을 우크라이나가 일반 예산 용도로 쓰지 못하도록 하고 오로지 군사 장비 구매에만 써야 한다는 것이죠.
오는 10월 1~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는 231조원의 러시아 동결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요즘 국제 뉴스에서는 러시아가 발사한 드론이 EU 회원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뉴스가 빈번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발작은 자국의 거대한 국부가 유동화돼 우크라이나 무기 구매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에 분노한 일종의 무력 시위로 풀이됩니다.
자국의 국부를 러시아 공격용 무기로 쓰도록 하려는 EU의 계획은 향후 푸틴 대통령을 종전 협상 테이블로 당겨 부르는 방아쇠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코펜하겐 EU 정상회의 때 231조원의 활용을 두고 어떤 숙성된 논의가 이뤄질지 유럽발 뉴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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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한 유럽 정상들. <이미자=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소셜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