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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엔 자신에게 왔을 발사한다. 열어 되는 주변을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한 의혹을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질녘 언덕에서 무언가 다가온다. 그것은 나를 위협하는 늑대인가, 양 떼를 몰고 오는 개인가. ‘개와 늑대의 시간’은 이렇듯 불확실한 경계의 시간을 말한다. 지금 케이(K)팝 업계에도 두 개의 시간이 겹쳐 있다. 하나는 산업의 발전이고, 다른 하나는 방시혁 사법 리스크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최근 두차례 10시간 넘는 강도 높은 경찰 조사도 받았다. 빅히트 뮤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직(하이브 전신) 상장 과정에서 주주를 기망하고 측근 사모펀드를 통해 수천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다. 방 의장을 수사하기 위해 검경∙국세청·금감원이 총동원된 상황은 그만큼 혐의가 무겁다는 것을 방증한다. 관계 기관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면 패가망신한다“는 국정 기조에 발맞줘 잰걸음을 하는 모양새다. 하이브가 “리스크를 떠안은 대출상담사 적법한 투자”라고 항변을 하고 있지만, 거액이 걸린 금융 사건이 아무런 처벌없이 유야무야된다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은 사회적 정의와 자본시장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선 방 의장에 대한 수사가 케이팝 산업 발전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관련 이익 아이템중개 단체들에서 그를 구명하기 위한 성명서 등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가요계에서 돈다. 하지만 오너의 사법 리스크를 산업 발전과 엮어 물타기를 하는 수법은 이제는 대기업들도 하지 않는 철 지난 꼼수다. 무엇보다 케이팝의 발전 이유나 성장 동력이 특정 한 사람에게 환원될 수 없다.
방 의장이 발굴한 방탄소년단(BTS)의 예를 봐도 그렇다. 미필자 대출 그들을 일약 글로벌 스타로 등극시킨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작사∙작곡 프로듀서 크레디트 어디에도 방시혁(‘Hitman Bang’)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멤버들의 솔로 앨범 또한 방 의장의 직접적 손길 없이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거뒀다. 현재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주제곡 ‘골든’은 어떤가. 케이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지 마이크레딧 6등급 만, 이것 역시 방 의장과는 무관하다.



미국의 연예 제작자 루 펄먼의 몰락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티 팝: 보이 밴드 사기극’ 넷플릭스 제공


미국에서도 1990년대 백스트리트 보이즈와 엔싱크를 성공시킨 연예 제작자 루 펄먼의 사례가 있다. 아이돌을 연거푸 세계적 팝스타로 키워내며 거물 인사가 된 펄먼은 결국 폰지 사기 등 각종 범죄로 몰락했다. 이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티 팝: 보이밴드 사기극’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사라진 것은 펄먼이지 산업이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팝음악 산업의 규모나 수준에서 세계 최고의 나라다. 오너의 성과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범죄 혐의를 막는 ‘방탄’이 될 수는 없다.
케이팝의 힘은 특정 오너가 아니라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 그리고 아티스트·팬덤·산업 생태계 전체에서 비롯된다. 방 의장이 수사를 받고 법정으로 향한다 해도 케이팝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아티스트들은 계속해서 노래하고 춤추며, 세계는 환호할 것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곧 지나간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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