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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화양동은 젊음의 활기로 늘 북적이는 곳이다. 건국대학교와 세종대학교를 품고 있어 수많은 음식점과 술집, 카페들이 화려한 불빛을 뽐보조지표
낸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소극장 설렘아트홀도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자칫하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건물의 지하, 이곳에 공연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공연 시간을 앞두고도 길을 헤매는 관객이 종종 있을 정도로 설렘아트홀은 번화가 속 숨은 공간과도 같다.
설렘아트홀은 2021년, 연극에 대한 순수한 삼익thk 주식
열정으로 탄생했다. 당시 설렘아트컴퍼니의 김식연 대표는 비싼 임대료로 대표되는 대학로를 벗어나 새로운 공간을 꿈꿨다. 마침 자신이 거주하던 광진구 화양동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고, 대학가라는 특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낸 곳은 텅 비어있던 상가 지하.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공실’이었다. 하KTCS 주식
지만 극장을 만들겠다는 꿈 하나로 직접 망치를 들고 드릴을 잡았다.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밤을 새워가며 가벽을 세우고, 객석의 단을 쌓아 올렸다. 그렇게 황무지 같던 공간은 한 사람의 땀과 열정으로 마침내 52석 규모의 아늑한 소극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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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시작이 반이다
그리고 올해, 설렘아트홀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시반컴퍼니의 최영광(30) 대표가 극장장으로서 이곳의 운영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그는 2022년, 설렘아트홀의 배우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배우로서 자신만의 극장을 갖는 꿈을 막연히 꾸던 그에게 이곳은 현실적인 청약
목표가 됐다.
“배우 생활을 하며 언젠가 나만의 작은 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어요. 그러다 이곳에 배우로 합류했고, 극장이 만들어진 과정을 보며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했죠. 저라도 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의 열정과 책임감을 눈여겨본 김식연 전 대표는 최 대표에게 공동 운영을 제안했고, 올해부터 실질적인 운영을 맡기며 독립적인 극장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주었다.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극장장이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는 ‘어차피 배우를 계속하는 것도, 극장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지 나쁜지 모를 바엔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마음으로 도전을 선택했다.
그의 추진력은 그가 이끄는 시반컴퍼니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뜻의 시반컴퍼니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던 시절, “돈은 못 벌어도 좋으니 우리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자”는 그의 외침 한마디에서 시작된 극단이다. 그의 리더십 아래 모인 동료들과 함께 그는 이제 설렘아트홀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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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설렘’, 청년의 ‘무대’를 지키는 극장
설렘아트홀의 정체성은 이름 그대로 ‘설렘’을 지키는 일이다. 이는 “공연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공연이 끝나고 귀가하는 시간까지, 관객의 소중한 발걸음에 보답하는 것”이라는 극장의 오랜 목표와 맞닿아 있다. 최영광 대표는 여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더했다.
“예술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극장을 찾은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고 ‘오늘 하루 행복했다’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작품보다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자 합니다.”
이러한 운영 철학은 젊은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으로 이어진다. 최 대표 자신도 설 무대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청년 예술인이었기에, 그는 설렘아트홀을 ‘기회의 장’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올해 처음 시작한 ‘신진 예술인 풀충전 페스티벌’과 3회째를 맞은 ‘놀자, 청년 연극제’가 대표적인 예다. 대관료나 냉난방비 같은 부대 비용을 최소화하고, 극장이 보유한 장비와 소품을 무상으로 대여하며 젊은 창작자들이 오롯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팀에게는 연습 공간으로 극장을 무료로 개방하기도 했다. 받은 감사함을 다시 예술인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그의 진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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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으로 지역과 함께, 미래를 꿈꾸다
물론 대학로가 아닌 곳에 자리한 소극장으로서의 어려움은 분명 존재한다. 젊은 층이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학이 되면 거리가 한산해지고 대부분의 유동인구가 공연보다는 유흥에 집중해 극장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가장 시급한 목표는 ‘이곳에 공연장이 있다’고 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택했어요. 주변 가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인사드리고 공연 포스터를 붙입니다. 저희 공연을 본 관객들이 그 가게에 가서 식사도 하면서 지역 전체가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극뿐만 아니라 음악 동호회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예술인들과 교류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자선 공연을 열어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것 또한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
최영광 대표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퀘스트를 깨듯’ 극장을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꿈 하나로 시작된 공간에서 또 다른 꿈을 이어받은 젊은 극장장. ‘시작이 반’이라는 그의 말처럼, 설렘아트홀의 진짜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