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전경. 뉴스1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결혼 3개월 만에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2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35)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이 청구한 보호관찰 명령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세상에서 가장 평온해야 할 가정 내에서 평생 함께할 것을 약속했던 배우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고, 범행 뒤 자신의 범행을 축소하거나 숨기려 한 태도는 유족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했다"고 지적했다.
서씨는 지난 3월 13일 서울 강서 대출방법 구 자택에서 침대에 누워 있던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아내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하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서씨는 임신 초기인 아내에게 여러 차례 성관계를 요구했고, 아내가 유산해 병원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도 지속해서 성관계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1월 피해자로부터 이혼을 통보받은 뒤 피해자가 지인들에게 '남 학자금 전환대출이란 편의 지나친 성관계 요구로 힘들다' '결혼을 후회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걸 확인하고 격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술을 마시고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에서 저항하기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알면서도 범행으로 나아갔던 걸로 보여진다"며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수사를 피하기 위해 홈캠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하고, 원가계산 제비율 피해자 휴대폰 비밀번호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태연하게 슬픔을 연기하다 피해자 빈소에서 경찰에 체포됐다"며 "이후에도 범행을 부인하다가 불리한 증거가 나올 때마다 진술을 번복하는 등 교활하고 반인륜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서씨는 수사 초기부터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부검에서 수면제 현대캐피탈 자동차 성분인 독실아민이 검출됐고, 혈중알코올농도도 0.024%로 확인된 점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숨을 거둘 때까지 느꼈을 공포와 배신감은 헤아리기 어렵다. 유족들은 피고인을 용서하지 못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살인은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절대로 용인할 수 없는 범죄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제2금융권금리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결심 공판에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동기에 따른 범행"이라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