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서 침팬지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 중 하나인 무화과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알레세이 마로/UC버클리 제공


야생 침팬지가 발효된 과일을 먹으며 하루에 맥주 한 잔 분량의 알코올을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 등은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연구진이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야생 침팬지 무리가 먹는 과일의 에탄올 수치를 측정해 일일 알코올 섭취량을 추정한 결과, 그 양이 14g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맥주 반 잔, 와인 한 잔에 해당하는 양으로 인간과 침팬지의 몸무게 차이를 고려하면 침팬지들이 매일 맥주 한 잔을 마시는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 생애최초대출 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앞서 침팬지를 포함한 영장류가 잘 익은 과일·채소를 통해 알코올을 섭취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로 알려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이 술을 좋아하는 이유가 수백만 년 전 유인원 조상 때부터 이어진 진화의 산물이라는 ‘술 취한 원숭이’ 가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야생 유인원들의 알코올(에탄올) 섭취량이 계산된 적 보험료 은 없는데, 이번 연구는 실제 침팬지들이 먹는 과일을 채취해 이를 추정한 것이다.







연구진은 2019년부터 우간다 킬랄레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응고고 동부침팬지 공동체와 코트디부아르 타이국립공 내려놓고 원의 서부침팬지 무리의 식단을 조사했다. 먼저 카메라를 설치해 침팬지들이 어떤 과일을 먹는지 확인한 뒤 이들이 주로 먹이를 채집한 나무 아래에 떨어진 열매를 샘플로 주워 모았다. 관찰 결과, 동부침팬지는 무화과나무의 익은 열매를 선호했지만, 서부침팬지는 기니자두와 쓴나무껍질나무(비터바크 나무) 열매를 가장 자주 찾았다.
이렇게 현장에서 채 한국통신요금 취한 열매 21종의 알코올 함량은 평균 0.26%로, 각 무리의 먹이 선호도를 반영하면 동부침팬지는 과일로부터 0.32%, 서부침팬지는 0.31%의 알코올을 섭취하고 있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로버트 더들리 교수는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언뜻 보기에 알코올 도수가 높아 보이지 않지만, 침팬지들이 매일 체중의 5~10%에 해당하는 과일을 먹이로 섭취한다는 점 농협 새희망홀씨 을 생각하면 누적된 알코올양은 상당히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두 침팬지 무리가 과일을 통해 얻는 알코올 섭취량은 평균 14g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21년 코트디부아르 타이국립공원에서 수컷 침팬지 두 마리가 열매를 먹고 있다. 알레세이 마로/UC버클리 제공


이는 알코올 농도가 5%인 맥주 반 잔 정도의 양이다. 알레세이 마로 연구원(캘리포니아대 통합생물학과 석사과정)은 “침팬지의 평균 체중이 40㎏이고, 인간 체중이 평균 70㎏인 점을 고려하면, 침팬지가 하루에 맥주 한 잔을 마신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 조상들도 침팬지들과 마찬가지로 만성적으로 식이성 알코올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술 취한 원숭이’ 가설은 오늘날 사람들이 알코올에 끌리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전했다.
더들리 교수는 20여년 전 자신의 책 ‘술 취한 원숭이’(2014년)에서 이 가설을 처음 주장한 바 있는데, 당시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 사례들이 등장하며 점차 힘을 얻고 있다. 2016년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진이 사육 중인 아이아이원숭이와 늘보원숭이에게 알코올이 함유된 꽃꿀을 제공했을 때, 원숭이들은 알코올 함량이 높은 꽃꿀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에는 포유류뿐 아니라 조류 또한 과일과 꽃꿀을 섭취하며 일상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