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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공영방송 3사.



MBC공영미디어연구소가 설치·운영한 공영미디어(PSM) 정책연구포럼이 지난 13일 세미나를 열고 공영방송 협약제도 도입, 공영방송재정위원회 설립, 시청각미디어기여금 등 새로운 공적 재원 확보 방안을 제안했다. 방송3법 개정안이 공포된 이후 본격적으로 방송 미디어 정책 후속 논의가 등장하는 가운데 공영방송 법·제도 후속 개편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은행생활의지혜이날 발제를 맡은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주요국은 시청각미디어 환경에서 공영방송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공적재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수신료제도 개편을 추진한다”며 “(주요국은) 수신료 징수 대상을 가구에서 개인으로 확대하거나 수신료를 새로운 형태의 방송분담금으로 대체(독일)했으며, 일부 국가는 수신료를 폐지하고 특별세, 일반세 즐거운 직장 등에서 공영방송 재원을 충당한다”고 밝혔다.
최세경 수석연구위원은 “방송시장구조가 공영방송이 상업 재원을 충당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차보조 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변모한 만큼, 방송광고 규제 완화는 공영방송 재정 안정화에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존재의 정당성마저 잠식할 수 있다”며 공영방송에는 공적 지원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 농협종합통장 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유럽방송연합 47개 회원국의 64개 공영방송사에서 수신료, 특별세 등 공적 재원이 전체 재원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6%이며 이 중 TV수신료 및 방송분담금이 50.8%, 정부 및 주 예산이 20.6% 순이었다.
최세경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공영방송제도는 공영방송의 근로복지공단 학자금대출 공적 과제가 모호하고 공적 재원 비중이 낮은 만큼 공영방송 협약제도를 도입해 공적 과제와 공적 재원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가칭 공영방송재정위원회 설립을 주장했다. 여기서 KBS, MBC, EBS의 공적 과제를 설정하고 재원 지원 규모를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사는 신한캐피탈 “공영방송 협약제도 도입을 위한 법 개정 과정에서 공적 재원의 보장은 반드시 연동되어야 한다”면서 “공영방송 재원은 면허 기간 동안 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보장 장치로 기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가칭 시청각미디어법을 제정해 협약 제도 도입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공영방송 공적 재원은 어떻게 재구조화해야 할까. 정책연구포럼은 우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보조받거나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일부를 공영방송 운영에 사용하는 지원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방송통신광고 거래 수수료를 통해 방발기금 규모를 늘리고 정부광고 수수료 10% 중 5%를 방발기금으로 조성하는 안을 제안했다. 나아가 방발기금을 시청각미디어발전기금으로 확대, 유튜브 같은 대규모 시청각플랫폼 사업자를 분담금 부과 대상으로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또 덴마크, 프랑스, 독일에서의 OTT플랫폼 콘텐츠 생산 의무 제도 사례를 언급하며 'K시청각콘텐츠 생산 부담금'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연간 시청각미디어사업 수입의 5%를 한국 시청각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라고 명시하는 식이다.
TV수신료 제도를 두고선 “KBS이사회가 독자적으로 수신료 수준에 대한 결정권이 없는 만큼, 정부와 국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구 설립이 시급하다”고 전제한 뒤 징수 대상을 독일처럼 가구당 수신기에서 이용자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 경우 약 116만 TV 미보유 가구에 추가 징수가 가능해 연간 35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TV수신료를 폐지하고 시청각미디어기여금으로 전환하자는 제안도 포함했다. 특별세인 시청각미디어세 신설, 또는 소득세·부가가치세 등 일반세의 일정 비율 이상을 공영방송 운영비로 배정하는 안도 내놨다.
관건은 설득력이다. 이남표 한국언론정보학회 미디어정책특위 위원장은 “문제는 공영방송은 물론이고 레거시 미디어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이용률이 현저하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설득력 있는 공적 재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적으로 공영방송 공적 지원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사회적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앞서 MBC는 2020년 5월 박성제 당시 MBC사장이 “사회적 신뢰도가 높은 해외 유수의 공영방송들은 공적 재원과 민간 재원의 혼합 재원 방식을 통해 운영된다”, “공영방송의 주요 재원은 수신료여야 한다”며 “MBC도 수신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논의는 MBC가 수신료를 받을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공영방송의 정치 독립을 위한 방송3법 개정 이후, 이번에는 공영방송의 역할과 재원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