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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북미의 명문 오케스트라에게 아시아 투어는 수익원을 넘어 새로운 관객과 만나는 중요한 일정이다. 클래식 음악 수요가 절정에 이르는 가을의 아시아는 '오케스트라 빅뱅'이라 불릴 만큼 세계 최정상 악단이 몰린다. 빈 필하모닉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에도 한국을 찾았을 만큼, 특히 서울은 이들 악단에게 특별한 무대다.
올해 서울에는 10월부터 두 달 동안 유럽·북미 오케스트라 8곳이 내한한다. 연말까지 범위를 넓히면 11곳에 이른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증시루머
RCO) 등 전통 강호들이 잇따라 방문하며, 구스타보 두다멜과 클라우스 메켈레 등 스타 지휘자들이 무대를 번갈아 빛낸다.

브람스 품은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LA 필하모닉과 예술감독 구스타보 두다멜. ©Danny Cl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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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수석 지휘자 에드워드 가드너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함께하는 런던 필하모닉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은 본격적으로 세계 오케스트라들의 향연에 들어선다.
21, 22일에는 LA 필하모닉이 같은 무대에 오른다. 예술감독 두다멜과 악단의 17년 음악 여정을 마주할 무대로릴게임 사이트 도메인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두다멜은 내년부터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자리를 옮긴다. 협연자 없이 첫날은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둘째 날은 존 애덤스의 '격노',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과 '봄의 제전'을 연주한다.



앨런 길버트 NDR 엘프필하모니 상임 지휘자. 무료황금성게임
©Marco-Broggreve


22일에는 브람스의 고향인 독일 함부르크에 기반을 둔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도 2019년부터 호흡을 맞춰 온 상임 지휘자 앨런 길버트와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와 함께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주고, 영국 작곡가 애나 클라인의 '황금성게임어플
요동치는 바다'(한국 초연)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길버트는 서면 인터뷰에서 '요동치는 바다'에 대해 "기후 문제와 관련 있어 보이지만 여성과 그 권한 강화, 사회적 위치에 관한 작품"이라며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할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묜 비치코프 체코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 ©Petr Kadlec


상임 지휘자 세묜 비치코프가 이끄는 체코 필하모닉은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음악 팬과 만난다. 2023년 첫 내한 당시 드보르자크 레퍼토리로 호평을 받았던 이들은 이번에도 보헤미안 음악의 정수를 선보인다. 첫날에는 체코의 민족적 정체성이 응축된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전곡을, 둘째 날에는 첼리스트 한재민이 협연하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비치코프는 서면 인터뷰에서 "'나의 조국'은 각 나라가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채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 필 처음으로 사흘간 연주



클라우스 메켈레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를 지휘하고 있다. ©Eduardus Lee


11월에는 세계 정상급 악단들의 '꿈의 라인업'이 이어진다. RCO를 이끌고 오는 메켈레는 2027년부터 RCO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동시에 이끄는 차세대 지휘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협연 키릴 게르스타인)과 버르토크 관현악 협주곡을,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협연 다니엘 로자코비치)과 말러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키릴 페트렌코 베를린 필 상임 지휘자. ©Stephan_Rabold


베를린 필은 내한 역사상 처음으로 사흘간 연주회를 연다. 11월 7~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지휘로 바그너 '지그프리트 목가', 슈만 피아노 협주곡(협연 김선욱), 브람스 교향곡 1번, 야나체크 '라치안 춤곡', 버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슈만 '만프레드 서곡'을 선보인다.



지난해 빈 필의 신년음악회를 지휘 중인 크리스티안 틸레만. ⓒDieter Nagl Fuer


빈 필은 11월 19, 20일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지휘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상임 지휘자 없이 단원들이 직접 선택한 지휘자와 호흡을 맞추는 전통을 이어가는 빈 필은, 오랜 신뢰를 쌓아 온 틸레만과 함께 슈만 교향곡 3번 '라인', 브람스 교향곡 4번,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연말에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슬로베니안 필하모닉), 임윤찬(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한국 스타 연주자들이 유럽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며 대미를 장식한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