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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재정 우려에 상승



14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1억7000만원을 넘어섰다. 그 후에도 거듭 최고가를 경신하며 8일 한 때 1억79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해외에서도 이달 들어 12만달러 이상을 유지 중이다.
비트코인 이자율 높은 예금 가격이 급등한 배경엔 세계 주요국의 부채 증가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미국에선 내년 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지난 1일부터 필수 기능을 제외한 정부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이러한 셧다운 사태로 향후 부채한도 협상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약 37조달러까지 불어났고 한도인 41조달러에 근접 소상공인진흥 중이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빚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국가 부채 문제가 재정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 자산을 사들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탈(脫)화폐 거래’(debasement trade)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탈화폐 새마을금고 정기예금 금리 거래라는 용어를 처음 쓴 JP모간은 “개인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은행도 투자 뛰어드나
주요국 중앙은행도 비트코인 매수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중앙은행들이 비트코 한달육아비 인을 주요 준비자산 중 하나로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탈달러 흐름 속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 규모가 지난 6월 약 4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2010년부터 금을 순매수하기 시작한 것처럼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고려해보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비트코인이 중앙은 디딤돌대출 계산기 행의 준비자산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로는 2100만개로 한정된 총 발행량, 점차 줄어드는 가격 변동성, 계좌 보유의 용이함을 꼽았다.
최근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신규 투자자로 등장하면서 비트코인은 더욱 두터운 수요 기반을 확보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인 401k 투자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ETF 등을 퇴직연금 계좌에 편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은퇴 연금 시장 규모는 43조달러, 그 중 약 9조달러가 401k에 적립돼 있다. 미국 하버드대도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IBIT)에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씨티은행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최근 비트코인의 12개월 목표가를 18만1000달러로 높였다. 씨티은행은 “기관들의 투자 비중 확대, ETF 투자자금 유입 증가, 주요국의 규제 완화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며 “올해 말까지 약 75억달러의 신규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전쟁 우려 ‘재점화’ … 하락장 올수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미·중 관세 갈등이 다시 시작될 조짐에 급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급락하며 장중 한 때 1억7000만원 아래까지 주저앉았다. 이더리움 가격도 600만원선이 무너지며 한 때 57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엑스알피와 솔라나 등 다른 주요 알트코인 가격도 이날 하루에만 10% 이상 하락했다. 일부 알트코인의 경우 90% 이상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나서자 맞대응한 것이다.
관세 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사태도 벌어졌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 암호화폐 시장에선 24시간 동안 약 200억달러 규모의 강제청산이 이뤄졌다. 코로나19 대유행(12억달러)과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16억달러) 때 일어난 청산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금융시장에선 암호화폐 시장의 호황기가 끝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인 알리 마르티네즈는 “비트코인의 약세가 시작되기 직전 대규모 청산이 나왔던 2021년 말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이번 폭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